이재명, '문화수출 50조' 비전 제시... "대구·경북 아들" 내세워 험지 공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18일 당의 '험지'인 대구를 찾아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을 통한 '글로벌 소프트파워 빅5' 달성 비전을 제시하며 지역 표심 공략에 나섰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18일 대구 북구 사회혁신커뮤니티연구소 협동조합 소이랩에서 열린 K-콘텐츠 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출처 : SBS 뉴스

이 후보는 이날 대구의 한 협동조합에서 웹툰 작가 및 주요 콘텐츠 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2030년까지 문화 수출 50조 원 시대를 열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밝혔다. 이는 K-콘텐츠의 세계적 성공을 발판 삼아 문화 산업을 국가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소프트파워 빅5 도약"... K-콘텐츠 전폭 지원 약속

이 후보는 "문화 콘텐츠가 과거에는 그냥 흥밋거리에 불과했다면 지금은 일자리, 관광 자원 등 그 나라의 소프트 파워(문화적 영향력)를 결정하는 중요한 자원이 됐다"고 강조하며 문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글로벌 소프트 파워 빅5, 확고한 문화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2030년까지 시장 규모 300조 원, 문화 수출 50조 원 시대를 열겠다"는 구체적인 목표 수치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이 후보는 현재 국가 총지출의 1.33% 수준인 문화 재정을 "문화강국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대폭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K-푸드, K-뷰티, K-팝, K-드라마, K-웹툰 등 다양한 분야의 세계 시장 진출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지원 방안으로는 "K-콘텐츠 창작 전 과정에 국가 지원을 강화"하고, "K-컬처 플랫폼을 육성해 콘텐츠 제작부터 세계시장 진출, 유통까지 전 단계를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상 콘텐츠에 적용되는 세제 혜택을 웹툰 분야까지 확대하고,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문화예술 연구·개발(R&D) 및 정책금융 확대 등 전방위적 인센티브 제공 계획도 포함됐다.

이 후보는 "문화·예술인들이 존중받고 높은 생활 수준을 영위하게 하는 것, 그런 가능성의 영역을 만드는 것이 정부와 정치가 할 일"이라며, 문화예술 인재 양성 및 지원 제도 확대와 이를 위한 전문 조직 설립 추진 의사도 내비쳤다. 그는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등을 언급하며 김구 선생이 꿈꿨던 문화강국의 미래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동에 태 묻은 TK 아들"... 보수 텃밭 민심 구애

이 후보의 이번 대구 방문은 민주당에게 전통적으로 어려운 영남권, 특히 대구·경북(TK) 지역 민심에 다가가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경북 안동 출신임을 강조한 이 후보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안동에 태(태반·탯줄)를 묻고 대구·경북의 물과 음식을 먹고 자란 사람"이라며 지역과의 각별한 인연을 부각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대구·경북의 아들, 대구·경북 출신 민주당 경선 후보 이재명이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신화, 대구·경북의 재도약을 이끌겠다"고 밝히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는 문화·예술 공약 발표와 더불어 지역 맞춤형 발전 공약을 통해 텃밭 민심을 파고들려는 시도로 보인다.

실제로 이 후보는 대구·경북 지역 공약으로 ▲대구·구미·포항을 잇는 글로벌 이차전지 공급망 핵심 거점 육성 ▲미래형 자동차 부품 클러스터 조성 등을 제시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청사진도 함께 내놓았다. 간담회 중 최근 감명 깊게 본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대구 촬영지를 언급한 것 역시 지역 유권자들과의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읽힌다.

이 후보는 문화 강국 비전 제시와 지역 연고 강조라는 이중 전략을 통해, 당내 경선 첫 순회 투표가 열리는 영남권에서의 지지 기반 확대를 꾀하는 모습이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저녁 김경수, 김동연 후보와 함께 민주당 대선 경선 첫 TV 토론회에 참석해 정책 경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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